안산에서 어느 만취한 손님이 택시를 잡아 탔다.
그는 여느 때와 같이 만원을 지불하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말하고 곤히 잠이 들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하자 택시 기사가 요금을 내라고 했고 승객은 아까 만원을 줬는데 무슨 소리냐며 둘이 실랑이가 벌어졌다.
택시 기사는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고 승객은 기사가 사기를 치려한다며 자기는 잘못한 것 없으니 경찰서로 가자고 응수했다.
하지만 누가 술 냄새 풍기는 사람의 말을 믿어 주겠는가?
경찰은 정황상 택시 기사 편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고성과 횡포를 부리는 남자를 유치장에 가둘 수밖에 없었다.
이 남자는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자신이 술은 좀 마셨어도 정신은 멀쩡한데 주정뱅이 취급을 당한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유치장을 나오자마자 달려가 시너를 한통 샀다.
그리고 경찰 나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도 사과는커녕 비웃기만 할 뿐이었다.
그는 택시비 냈다고 악을 쓰면서 시너를 뒤집어썼고 라이터를 그었다.
불은 순식간에 그의 몸을 에워싸 타올랐다.
놀란 사람들이 외투를 벗어 불을 껐지만 이미 큰 화상을 입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많은 인사들이 찾아와 그를 위로했다.
당신은 옳은 사람이라고, 그 택시 기사가 나쁜 사람이라고 성토했다.
당신은 옳음을 증명했다며 잘했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한쪽 구석에서 흐느껴 울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남겨둔 채 눈을 감았다.
택시비 만원 때문에 목숨을 버릴 일인가?
옳음이 무엇이길래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야 하는가?
자신의 옳음은 증명했지만 남겨진 아내와 아이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이것이 옳음의 함정이다.
옳음에 잡히면 시야가 좁아지고 깊게 사고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릇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반면 용기 있는 자는 자신의 옳음을 내려놓을 줄 안다.
자신의 옳음이나 자존심보다 더 나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랑, 겸손, 배려, 희생 등이다.
옳음을 잠시 내려놓으면 남이 먼저 알아볼 때가 온다.
그때 옳음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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