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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최웅렬 화백, 나 병신 맞아~

by goodmind.kr 2021. 12. 29.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


구족화가 최웅렬 화백은 1968년에 강원도 평창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생후 7개월 만에 열병을 심하게 앓고 찾아온 뇌성마비로 장애인이 되었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었다.
7살 때부터 손을 쓸 수 없어 왼쪽 발가락에 숟가락을 꽂아 밥을 먹었다.
신체장애로 인해 항상 타인의 시선에 예민했고 마음에는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찬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그가 외롭고 어두운 시절 그림을 그리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의 왼발은 그의 삶을 지탱해준 큰 힘이었다.
자살까지 생각했던 어둠의 터널을 지나 35세가 되던 해, 그는 마음의 눈을 뜨고 행복을 느끼게 됐다.

 


학창 시절의 그는 친구들의 놀림감이었다.
친구들은 몸이 불편한 웅렬이를 흉내 내며 병신, 오리궁둥이라고 놀리면서 비웃었고 어쩔 수 없이 늘 혼자 지냈다.
한 번은 친구들이 던진 눈덩이를 얻어맞고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밉고 자신의 처지가 너무 속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저게 나란 말이야? 정말 병신 맞네~


자기는 누가 봐도 이상하게 생긴 병신이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병신이라는 말이 듣기 싫었을까?
일그러진 그의 얼굴이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용기를 내서 친구들 앞에 섰다.
그리고 더듬거렸지만 용기를 내서 말했다.

너희들 말이 맞아.
나는 그동안 내가 병신이라는 걸 몰랐어.
그래서 너희가 나를 놀리고 무시하면 화가 나고 속상해서 너희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몰라.
그런데 이제 보니 내가 병신 맞더라.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못하는 병신이야.
그러니까 너희가 나를 좀 도와줘.
너희까지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너희가 도와줬으면 좋겠어.
얘들아, 그동안 미워해서 미안하다.


웅렬이가 마음을 이야기하자 떠들던 친구들이 조용해졌다.

웅렬아 우리가 네 마음도 모르고 놀린 거 정말 미안해...


그리고 한 친구가 웅렬이의 가방을 들어주고 다른 친구는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그 뒤로 웅렬이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었고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왼발가락 사이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

얼마 전 한 전시회에서 '왜 화가가 되었냐'는 질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불행 앞에서 낙심하지 않고 유쾌한 최웅렬 화백은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그는 한때 자신의 모습과 친구들의 놀림 때문에 괴로워하다 자신을 인정하고 닫았던 마음을 열었다.
그의 진심 어린 말은 친구들의 마음을 열었고 그를 변화시켰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용기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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