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의 최대 공업지역인 앨라배마에 엔터프라이즈라는 소도시가 있다.
19세기 이곳의 주민들은 주로 목화를 재배해 큰 수입을 얻었다.
그런데 어느 날 목화에 기생하는 바구미 벌레가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들어왔고 목화 농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바구미는 목화에 알을 낳는데 그 유충이 꽃과 열매까지 먹어 치워 버린다.
점점 목화 재배지는 황폐해져 갔고 농부들은 아무 손을 쓸 수 없었다.
수확량이 줄자 농가의 수입이 급감하고 사람들은 빈곤해졌고 실직자가 늘어갔다.
하지만 이곳 농부들은 바구미를 해충이 아닌 ‘번영의 선구자’로 부른다.
시내 중심에 세워진 조각상의 여인이 해충을 높이 받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큰 빚을 진 바스톤(Baston)씨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작물을 심어야 했고 마침 지인에게서 땅콩 종자를 얻었다.
경험이 없었지만 다행히 땅콩은 건조하고 모래가 많은, 그래서 배수가 좋은 땅에 적합했다.
이듬해 그는 잘 자란 땅콩을 팔아 빚을 갚았을 뿐만 아니라 생산을 더 늘릴 수 있었다.
목화를 포기할 수 없었던 다른 농부들은 그제야 땅을 갈아엎고 땅콩을 심기 시작했다.
목화 벌레는 땅콩에 아무 해를 끼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배설물은 땅콩의 비료가 되었다.
이후 땅콩으로 버터를 만들고 기름을 짜게 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는 미국 최대 땅콩 생산지라는 명성과 함께 지금까지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반면 시간이 흘러 목화 해충은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목화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더욱이 나일론 같은 화학제품의 등장으로 목화는 사양산업이 되었고 미리 대처하지 못한 농가들과 현실에 안주했던 이들은 대공황과 함께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우리에게 번영의 기회와 하면 된다는 신념을 일깨워 준 목화 벌레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시민의 이름으로 기념물을 세우다.
- 1919년 12월 11일, 엔터프라이즈 앨라배마
엔터프라이즈 시민들은 시내 중심에 조각상과 안내문을 세워 목화 벌레 바구미를 기념하고 있다.
고난과 어려움 뒤에 감추어진 기회를 볼 수 있다면 재난을 번영으로 바꿀 수 있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어떤 마인드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마인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딕과 릭의 위대한 경주 (0) | 2022.02.17 |
---|---|
훈장님 밖으로 나가셨다! (0) | 2022.02.16 |
대통령이 된 구두닦이 (0) | 2022.02.15 |
인생은 무대 위의 연극 (0) | 2022.02.14 |
손흥민 데뷔골을 터뜨리다 (1) | 2022.02.12 |
내성적인 성격은 단점일까? (0) | 2022.02.11 |
부당함에 맞선 마하트마 간디 (0) | 2022.02.10 |
희망의 힘을 보여준 슈퍼맨 (0) | 2022.02.09 |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