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화가 루벤스는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을 그렸다.
벌거벗긴 채 두 손과 발이 묶인 한 노인이 감옥에서 젊은 처자의 가슴을 빨고 있고 그 모습을 병사들이 훔쳐보고 있다.
모르고 보면 외설적인 그림이지만 이 작품은 바로크 양식의 수작으로 통한다.
그림 속 내용은 이렇다.
백발의 노인은 역모죄로 아사형을 선고받은 시몬이고 젖을 물리고 있는 여자는 그의 딸 페로다.
굶주려 죽어가는 늙은 아비를 차마 버려둘 수 없어 페로는 간수에게 부탁해 죽어가는 아비의 생명을 살리고자 자신의 젖을 물려 수유를 한다.
이 그림은 고대 로마의 역사가 발레리우스 막시무스가 기원 후 30년경에 펴낸 '로마의 기념할 만한 업적과 기록들'에 실린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사실과 진실은 차이가 있다.
보이는 부분은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진실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가려져 있다.
시몬과 페로의 관계를 오해하거나 음탕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보이지 않는 진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을 겉모습으로 평가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와 인격은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보이는 것(사실)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몬을 향한 페로의 사랑은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보인다.
이것이 삶을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덤으로, 페로의 효심에 감동한 로마의 황제가 시몬을 사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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