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의 원주민 체로키 부족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네 안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단다.
그건 두 늑대가 싸우는 끔찍한 싸움이지.
한 놈은 악이야.
그놈은 화, 질투, 슬픔, 후회, 욕심, 오만, 자기 연민, 죄책감, 억울함, 열등감, 거짓말, 헛된 자존심과 우월감을 가진 네 자아지.
다른 놈은 선인데 그놈은 기쁨, 평화, 사랑, 희망, 평온함, 겸손, 친절, 자비, 공감, 너그러움, 진실 그리고 바로 믿음이야.
똑같은 싸움이 네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어.
그리고 모든 사람의 안에서 그 싸움은 끊이지 않지.
-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네가 먹이를 주는 쪽.
체로키 부족은 소년들에게 강한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독특한 훈련을 시켰다.
소년들은 어릴 적부터 사냥하고, 정찰하고, 물고기를 잡는 기술들을 배우고 성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일종의 성인식인데 아버지는 아들을 멀리 떨어진 숲 속 깊은 곳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아들의 눈을 가린 채 홀로 남겨 둔다.
이 날 밤 동안에 소년은 혼자 밤을 꼬박 지새워야만 한다.
이전까지 소년은 가족과 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
언제나 가족과 부족이 그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이 날 밤, 소년은 눈이 가려진 채로 아침 햇살이 비출 때까지 눈가리개를 벗어서는 절대 안 된다.
소년은 겁에 질렸고 공포에 휩싸였다.
서늘한 바람이 수풀 사이로 땅 위로 매섭게 몰아쳤다.
그가 앉아 있는 그루터기까지 뒤흔들었다.
사방에서 별의별 소리가 다 들려왔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까?
그렇게 그 밤을 홀로 이겨내야 진정한 남자로 거듭난다고 아버지는 가르쳤다.
영원할 것 같은 공포의 밤은 어느덧 지나가고 어두 컴컴한 숲들 사이로 새벽 미명이 찾아든다.
마침내 눈가리개를 벗고 기나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비로소 소년의 눈엔 주변의 꽃들과 나무, 작은 숲길이 보였다.
그런데 체로키 소년이 더욱더 놀란 것이 있었다.
어렴풋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눈을 비비고 보니 아버지였다.
지난밤 내내 아들의 옆에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던 것이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여차하면 달려가 보듬어주기 위해 뜬 눈으로 함께 밤을 지새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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