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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마음은 상자 속의 롤러스케이트

by goodmind.kr 2021. 12. 24.

 

영화 ‘나 홀로 집에’ 2편의 주인공 케빈은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기로 했지만 복잡한 공항에서 가족과 떨어져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고 거대한 도시에 홀로 남게 된다.

거리를 헤매던 케빈이 슬럼가를 지나 어두운 공원에서 이상한 비둘기 아줌마와 마주치는데 처음에는 기괴한 외모에 놀라 도망쳤지만 이내 돌아와 말을 주고받는다.

평범한 가정 주부였던 비둘기 아줌마가 무엇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는지 속마음을 터놓게 되고 케빈의 이야기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Kevin : 음악도 좋고 집도 근사해요.

Pigeon Lady : 여기서 좋은 음악들을 많이 들었지. 엘라 피체랄드, 카운트 베이시, 프랭크 시나트라, 루치아노 파바로티...

 

Kevin : 그럼 친구들이랑 같이 오세요?

Pigeon Lady : 난 친구가 별로 없어.

 

Kevin : 안됐군요.

Pigeon Lady : 내가 돌보는 새하고 같은 신세야. 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날 보면 보는 척도 안 하고 그냥 지나쳐. 내가 같은 시민이란 게 싫은가 봐.

 

Kevin : 네. 우리 가족들하고 비슷하네요. 저도 꼭 비둘기랑 같아요. 집에서 제가 막내거든요.

Pigeon Lady : 형제들끼리 싸움이 많지? 다들 자기 말만 들어달라고 소리 지르고.

 

Kevin : 그런 거 같아요. 우리 집은 얘긴 잘 들어주는데요. 그리고 나선 제 방으로 쫓아내요.

Pigeon Lady : 나도 원랜 이런 여자 아니었어.

 

Kevin : 전에 어땠어요?

Pigeon Lady : 직장도 있었고 가정도 있었지. 가족도 있고.

 

Kevin : 아이들은 없으세요?

Pigeon Lady : 없어. 나도 낳고 싶었지. 하지만 남편한테서 오래전에 버림받았단다. 그래서 몹시 슬펐지. 그다음엔 좋은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도망쳐 버렸어. 남자들을 다 못 믿겠어.

 

Kevin : 잘은 모르지만 이제 꼭 그러실 필요 없을 것 같아요.

Pigeon Lady : 또다시 누굴 믿었다가 또 상처를 받을까 봐 겁이나.

 

Kevin : 그 마음 알아요. 저도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는데요. 망가질까 봐 겁이 나서 상자 속에 넣어두었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못 신게 됐어요. 발이 크니까 작아져서요. 방에서만 몇 번 신었는데...

Pigeon Lady :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은 스케이트랑 다른 것이지.

 

Kevin : 둘 다 비슷해요. 마음을 아예 쓰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혼자서만 갖고 계시면 제 롤러스케이트처럼 돼요. 나중에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어요. 사랑해 보세요. 손해 볼 거 없잖아요.

Pigeon Lady : 그 말도 일리가 있구나.

 

Kevin : 네 그래요. 마음이 아직도 아프시다면 무뎌진 건 아니에요. 정말 무뎌졌다면 그렇게 따스하지 않아요.

Pigeon Lady : 고맙다. 정말이야. 나 누구랑 얘기해본 게 몇 년 만에 처음이야.

 

Kevin : 아줌만 정말 좋은 분이세요. 지루하지도 않고 침도 안 튀기고요. 더 말씀하세요. 비둘기들이 와서 앉지 않게 옷을 입으시고요.

Pigeon Lady : (웃음) 내 꼴을 보면 다들 달아나버릴 것 같니?

 

Kevin : 혼자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을 줄만 알았는데 혼자 있어보니까 재미가 없어요. 이젠 사람들이 아무리 귀찮게 굴어도 혼자 있는 것보단 누구랑 같이 있고 싶어요.

 

 

비둘기 아줌마는 케빈을 만나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케빈은 비둘기 아줌마를 만나 악당을 물리칠 용기를 얻는다.

어린 케빈이 롤러스케이트를 통해서 얻은 교훈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큰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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