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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절영지회의 장왕과 신하

by goodmind.kr 2021. 12. 6.

절영지회

 

고사성어 절영지회(絶纓之會)는 갓끈을 자른 연회라는 뜻이다.

초나라의 장왕은 춘추시대 나라의 큰 반란을 평정하고 공을 세운 신하들을 치하하기 위해서 연회를 베풀었다.

신하들을 아끼던 장왕은 이 연회에서 자신의 후궁들이 시중을 들게 했다.

연회가 한창 무르익던 중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연회장의 촛불들이 일순간에 꺼졌고 사방이 깜깜해졌다.

어둠을 틈타서 누군가가 후궁의 입술을 훔쳤고 그 후궁이 소리쳤다.

그 자의 갓끈을 뜯어 두었으니, 왕께서는 어서 불을 켜서 그 무엄한 자를 엄벌해 주소서.

 

감히 왕의 첩을 희롱하다니 이런 무례하고 괘씸한 일이 있을까?

당장 불호령이 떨어질 것인데 장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큰 소리로 이렇게 명했다.

모두 갓끈을 뜯어서 던져라!

 

이에 모든 신하가 쓰고 있던 관모의 갓끈을 떼어내 앞으로 던졌다.

지금 일은 이 자리에 후궁들을 들게 한 나의 경솔함에서 비롯된 일이니 불문토록 하겠다.

 

장왕은 먼저 후궁들을 연회장에서 내보냈고, 모든 신하가 갓끈을 뜯은 뒤에야 연회장의 불을 켜도록 했다.

그러니 범인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마터면 연회가 깨지고, 한바탕 난리가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에 장왕의 초나라는 진나라와 나라의 존폐가 달린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하지만 초나라는 전세가 몰려 패배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때 한 장수가 주저하지 않고 선두에 나서 용맹하게 싸웠고 초나라를 승리로 이끌었다.

전쟁이 끝난 후 장왕은 그 장수의 손을 감싸 쥐고 목숨을 아끼지 않고 용맹하게 싸운 공로를 치하했다.

그런데 그 장수는 물러나 왕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아뢰었다.

몇 해 전에 있었던 연회 자리에서 술에 취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소신의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그날 이후로 저의 생명은 폐하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이 전장에서 제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웠습니다.

 

깊은 사고의 힘

장왕은 신하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했다.

그는 깊은 사고를 통해 지혜를 얻었고 분노와 처벌이 아니라 용서와 아량을 베풀었다.

왕은 신하를 구했고 그 신하는 왕을 구했으니 이것이 깊은 사고와 지혜의 힘이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래서 거만한 사람끼리 부딪히면 싸움이 날 뿐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낮추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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